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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사진VEAM

[Oh! Creator] #44 Digital Convergence Designer, 조홍래

[Oh! 크리에이터] #44 디지털 컨버전스 디자이너 조홍래 - (4) 근미래의 디지털 디자인을 묻다.

By 디자인프레스 | 2017. 12. 13


 

디지털 컨버전스 디자이너 ‘조홍래’ 네 번째 이야기

그래서, 디지털 컨버전스 디자인이 대체 뭐야?


 

*디자인프레스는 매주 1명의 크리에이터를 선정하여 '네이버 디자인 - Oh! 크리에이터'를 연재합니다. 동시대 주목할만한 디자이너와 아티스트에게 듣는 다양한 디자인 스토리!

네이버 디자인 프레스에 소개된 빔인터랙티브의 조홍래 대표님 포스트입니다.




2008년 10월, 디자인 전문 매거진 월간<디자인>에선 ‘진단, 한국 디자인의 현재’라는 주제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2008년 디자인 산업의 현 실태를 면밀히 분석하고 문제점을 언급하며 당시 활동하던(여전히 활동 중인) 디자인 전문가들의 의견을 덧붙였다. 여러 명의 전문가들은 한국 디자인의 문제점과 개선 방안, 그리고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했고, 마지막으로 ‘미래 디자인의 화두’에 대한 답을 이어갔다. 이용자 경험 중심의 디자인, 친환경 에코 디자인 등이 화두에 오르는 가운데, 빔인터랙티브 대표 조홍래는 용어도 생소한 ‘디지털 컨버전스 디자인’에 대해 이야기했다.


“아날로그적 감성을 배합한 디지털 컨버전스가 화두가 될 것이다.”

10년이 지났다. 2008년 그들이 언급했던 미래는 지금이 되었다. 사용자 중심의 경험 디자인이 각광받고 새활용 디자인이 뜨거운 감자가 되었다. 그렇다면 디지털 컨버전스 디자인은 현실에 얼마큼 다가와 있을까?



디지털 컨버전스 디자이너 조홍래 ©designpress

Q. ‘뉴미디어’ 정의해달라


뉴미디어는 기존의 ATL (TV, 라디오, 신문, 잡지)같은 일방적으로 정보를 던져주는 매체와 달리, 정보를 받는 사람과의 직접적으로 주고받을 수 있는 즉, 본질이 소통, 인터렉션(interaction)매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뉴미디어라고 통칭하는 거대한 흐름과 개념이 있을 것이고 이 중에서도 내가 하고 있는 작업들 역시 디지털을 중심으로 한 모든 커뮤니케이션디자인을 기본으로 한다고 볼 수 있다. 그 중에서도 디지털광고와 마케팅을 위한 캠페인전반에 대한 모든 크리에이티브를 집행하고, 특히 고객들 접점에 있는 리테일환경에서 사용자경험디자인을 중심으로 한 미디어 인스톨레이션(media installation)을 실행할 수 있는 사업부문을 갖춘 것이 큰 특징이다. 우리는 내부에 V lab.이라는 조직을 통해 이러한 디지털설치에 대한 소프트웨어,컨텐츠,하드웨어 제작 뿐 아니라 설치와 운영까지 원스톱으로 할 수 있는 유일한 체제를 갖추고 있다.



자체 개발 투명 디스플레이 트랜스룩을 활용한 커머셜 뉴미디어 아트 ㅣ TRANSLOOK®

미래지향적 건축디자인과 인테리어로 주목받은 한국타이어 대전 테크노돔 회의실에 설치된 트랜스룩



Q. 그럼 디지털 미디어 컨버전스 digital media convergences 는 뭔가?


세미나때도 종종 얘기하는 이슈인데, ‘디지털’은 그 본질 자체에는 실체가 있을 수 없다. 어떠한 실체들, 가령 물성이 없는 컨텐츠이건, 물리적인 컨텐츠 또는 산업들간에 교배를 해 주는 촉매라고 생각한다. 디지털과 건축이 만나고, 디지털과 아트, 패션, 공연, 푸드와 만나는 것 처럼. 결국 디지털을 조금 더 알면 ‘기능적,물리적 표현의 무한 확장’이라는 거대한 컨버젼스의 본질을 만날 수 있다. 나는 이것을 빨리 체험하고 내가 몸담고 있는 조직에 녹이고 있을 뿐이다. 광고마케팅에 디지털을, 건축과 리테일에 디지털을, 그리고 내 개인적 오브제작업에 디지털을 녹이고 있다. 이러한 2종,3종의 입체적인 교배를 통해 더 유니크하고,기능적으로 돋보이게 할 수 있는 것이 디지털컨버젼스의 힘이라 믿는다.




뮤지컬 투란도트를 국내순수창장물로 각색, 전체적인 주요연출 스토리에 테크기반의 아이디어를 넣어 극적인 연출을 하였다.

Q. 예를 들자면?


지난 해, 모 유통 대기업의 오너에게 직접 전달해야하는 디지털컨버젼스 컨설팅을 한 적이 있는 데 그때 유통의 미래에 대한 프롤로그로 말했던 문장이 ‘나를 먼저 알아보고 다가오는 환경’ 이었다.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근미래에 대한 전반적인 키워드이기도 하다. 당시 클라이언트도 리테일 산업에 디지털을 어떻게 접목시켜야 하는지 고민이 많았는데 마트에는 그 어느 곳에서도 가질 수 없는 거대한 빅데이터가 있다. 그 빅데이터를 이용해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에 ‘리테일 미디어 컨버전스’가 촘촘한 사용자경험을 디자인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는 은행과 금융사가 확보한 고객데이터보다도 더욱 정밀하고 의미있는 데이터들이었는데, 가령 카드사에서는 고객의 구매 목록과 장소, 소비패턴 정도를 알 수 있다면, 유통 마트의 구매 내역에는 소비자의 행동, 소비패턴은 물론이고 가족과 그 가족의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유추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이에 맞는 타겟마케팅이 가능하다. 사실 여기부터는 어떤 데이터을 추출해서 의미있게 가공할 것인가의 문제로 귀결된다. AI 역시 그 방향선상에 있고, 이를 고도화 하는 방법에 대해 제안을 했었다.


©designpress

Q. 이런 개념은 이미 옴니 채널 서비스가 각광받던 5년 전에 나오지 않았나?


맞다. 기업들은 오랜 시간 이미 준비해 왔고 표면적으로는 수년 전부터 상용을 위한 여러 실험적 단계를 지나쳐왔다. AI, 빅데이터, IoT, 머쉰러닝 등 기본적인 기술개념들은 우리가 사용하는 서비스들에 이미 많이 녹아 있는데 우리가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밀리미터메니지먼트 하고 있는 것이다.


Q. 성공한 사례가 있나?


우리가 했던 인식미디어장치 중 비콘(Beacon)기술과 같은 근거리무선통신 기술을 활용해 마케팅을 한 사례 몇 가지가 있는데 대부분 요식행위였고, 그나마 성공적으로 활성화 되었던 서비스가 SM엔터테인먼트와 만든 삼성동 ‘SM ARTIUM’이라는 공간이었다. 비콘은 여러 가지 장점이 많은 통신기술이지만 가장 큰 허들이 사용자가 어플리케이션을 깔고, 미리 활성화 시켜 놔야 특정지역에 왔을 때 신호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웬만한 곳에서 비콘기술을 시도했지만 그 허들을 넘지는 못했다. 사용자에 대한 리워드가 확실해야 하는 것도 있고, 학습되지 않은 장소에서 긴급하게 마케팅을 해서 어플 활성화를 유도할 수 없기 때문인데, SM Artium은 달랐다. 그곳에 오는 타겟고객들은 정확한 목적이 있어 비콘을 가동시키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기 때문인데, 해당 SM아티스트들에 대한 팬덤의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이처럼 목적의식이 있는 이들과 기술, 심리적 마케팅 아이디어, 명분의 설계 등이 어우러져야 기술도 빛을 발할 수 있다 생각한다.




삼성동 코엑스에 위치한 SM엔터테인먼트의 음악테마 멀티공간인 ARTIUM. 모든 디지털 인터렉션 미디어의 UX기획부터 컨텐츠,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의 개발, 설치를 총괄하였고 새로운 개념의 서비스 키오스크와 신기술들을 선보였다

'SMTOWN@코엑스아트리움'의 미디어 디자인을 구축하며 비콘이 연동되는 SMTOWN 전용앱을 개발했다. 앱을 구동하며 미션에 따라 숨겨진 영상을 감상하거나 스탬프 축척이 가능하다



Q. 신세계나, 롯데 백화점 등 기존의 유통 브랜드에서도 비콘을 활용한 옴니 채널 서비스 시도가 많았다. 내가 알기론 대부분 실패한 것으로 안다. 리테일 산업에서는 성공할 수 있다고 보나?(관련뉴스 :이젠 GPS 대신 비콘…지나만 가도 쏟아지는 할인 쿠폰)


실패라기 보다 시도였고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 소비자들도 자꾸 기술에 노출되어 학습이 되고 기술을 받아 들일 시간이 필요하다. 실생활에 자꾸 써보는 ‘익숙함’이 필요한데 중국 같은 경우는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활용도가 낮은 QR코드가 아주 보편화되어 익숙하게 쓰고 있는 것과 같다. 우리도 어느 순간, 어떤 서비스에서 활성화될지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기업들의 이러한 시도를 통해 익숙하게 될 것이다. 더브이에서도 안드로이드기반의 혁신적인 광고플랫폼을 준비중인데 우리 또한 여러 실험적 요소들을 갖고 있다. 결국 디지털은 계속되는 도전의 역사이지 않나 싶다.




Q. 늘 느끼지만 디지털의 엄청난 변화에 가끔은 무서울 때가 있다.


그럴 수 있다고 본다. ‘디지털’은 내가 통제하기 어려운 거대한 일종의 환경이니까. 존마에다 교수가 말하길 ‘지난 10년간의 디지털은, 과도하게 기술화된 컴퓨팅의 시대였다면, 앞으로의 10년은 휴머니티로 회귀하게 될 것이다.’ 라고 했는데 전적으로 동감한다. 이십 여년 전에 본 이분의 문장에서, 디지털이 앞으로 invisible-tech화 되며 굉장히 세련되어질 것이라고 나는 예측해본다.




Q. 디지털이 세련되어진다는 게 무슨 뜻인지?


디지털이 존재하지만 존재하는 지도 모르는 세상. 가장 세련된 디지털은 Invisible computing으로 갈 것이라는 생각이다. 또한 앞서 얘기한 나보다 먼저 나를 인지하고 환경이 먼저 바뀌어 주는 세상으로 진화하리라 생각된다. 우리는 여기서 편리함과 프라이버시간의 사회적합의가 우선 필요한 시점이 곧 올 것이다.




Q. 변화하는 디지털 트렌드 속에서도 반드시 지켜야 할 디자인 본질이 있다면?


디자인을 하다 보면 참 재미있고 신기한 게 있다. 여러 개의 디자인 시안 중에 좋은 안을 고를 때, 디자인 전공자나 또는 완전 다른 분야의 비전공자 역시 대부분 좋은 안에 대한 견해가 같다는 점이다. 내가 아는 디자인은 ‘심미적,명분적 설득의 학문’이라고 생각한다. 정답이 없기 때문인데, 그래도 좋은 안들에 대한 심미적인, 명분적인 설득력을 가질 수 있다는 다소 감성적이고 주관적인 견해의 영역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베이스에서 사실 디지털이라는 시대와 미디어안이라고 본질이 달라지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다만 ‘미디어간에 서로 소통하는 방식에 대한 이해’는 반드시 필요할 것 같다. ‘미디어는 마사지다’(또는 메세지다)에서 마샬 멕루한 역시 했던 얘기인데, “사회적, 문화적 변화에 대해 이해하려면, 환경으로서의 ‘미디어가 기능하는 방식’에 대한 이해가 없이는 불가능하다.” 라고 하였다. 내 생각에 이는 소통(comm.)의 방식을 얘기하는 것인데, 서로 다른 미디어들 간의 소통방식에 대한 본질을 이해한다면 여기에 필요한 디자인의 방식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 생각한다.




기획 | 디자인프레스 편집부

글 | 디자인프레스 에디터강

사진 | 김잔듸(516 studio)


*디자인프레스는 매주 1명의 크리에이터를 선정하여 '네이버 디자인 - Oh! 크리에이터'를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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